애린 이종희

시·시집- 너에게 가는 길 7화

30초 다정

인스턴트 위로

 갈색 콩처럼

 바짝 마른 안부들을 쏟아 넣는다

 우리는 서로의 눈 대신

 깜빡이는 전원 버튼을 바라보았다

 윙, 하고 기계가 대신 울어줄 때

 납작하게 갈려 나가는 건

 나의 피로일까 너의 의무일까

 종이컵 바닥으로 뚝 뚝 떨어지는

 검고 뜨거운 마음

 괜찮다는 말은

 정확히 삼십 초 만에 추출되어 나온다

 너무 뜨거워서

 후, 불지 않으면 삼킬 수 없는 위로

 쓴 물을 목구멍으로 넘기면

 심장이 억지로 쿵쿵 뛰기 시작하고

 나는 델 것 같은 혀를 말아

 따뜻해서 좋네, 하고 웃어 보였다

식어버린 잔이 구겨지는 순간

비로소 차오른 텅 빈 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