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풀의 노래
하늘을 감싸 안은 저 반짝이는 날갯짓
바람의 등에 얹혀
휘어진 몸을 곧추세운 초록은
제 그늘 밖으로 걸음을 뗐다
진흙을 파고든 잔뿌리가
지열을 움켜쥐던 날들
물기 밴 흙이
벌어진 밑동의 틈을 메우고
뿌리의 갈래를 바닥 깊이 밀어 넣었다
경계 없는 바닥에서
잎새의 날 선 끝은 바람을 가르고
파도처럼 밀려오는 기류를 타고
초록의 면적을 넓혀 갔다
마디마다 굽이치는 법을 익혀
서로의 몸을 스치며 바스러지는 소리
어제 패인 자국 위로
다시 억센 잎맥이 돋아난다
이름 없는 자리마다
시간은 얇은 껍질로 덧대어지고
풀은
기울어 가는 볕 앞에서도
바닥을 놓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