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을 예감
타인의 계절을 살피느라 헐거워진 내벽 위로
섬 허리를 움켜쥔 소멸이 번져가면
낮게 엎드렸던 하루가 허공으로 흩어지고
날 선 기억 하나 수평선 아래로 가라앉는다
타인의 계절을 살피느라 헐거워진 내벽 위로
해묵은 그림자는 밀물로 차오르고
유랑의 발자국으로 사위어간 시간들은
뜨겁게 달궈진 상심에 위태로이 부유한다
저 지고한 한낮의 순정은 언제부터
부질없는 수증기를 꺼내며 식어가고 있었을까
서녘 밑줄로 저무는 것이 오늘의 빛이라면
비눗방울 무게로 다시 떠오를 것은 분명,
오늘보다 싱싱하게 파닥이는 은빛 날개일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