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드리스 썸머
꽃물 든 추억 하나 꺼내보는 게 유일한 바깥
들녘의 모퉁이,
밤새 바랜 일터를 지키던 그녀는
생애 처음으로 핑크빛 화장을 한다
오직 하루를 꿰매기 위해
수천 개의 천 조각을
한 땀 한 땀 이어 붙인 동그란 외딴방
바느질 끝에 맺힐 내일은 잊은 지 오래
아낌없이 꺾어 쥔 마디마다
시퍼런 멍 같은 꽃잎들이 흐려진다
제 색을 지운 채, 음습한 무게를 견디며
하얗게 가벼워지는 것은
그녀가 피워낼 마지막 장면일까
눈을 감아도 끝나지 않을 여름의 복판,
창틈으로 가늘게 새어드는 볕을 향해
드르르륵, 드르르륵
다시 빠져나온 소음을 말아 넣는다
금방 돌아서도 눈에 아른거리는 것은
투명한 슬픔에 하늘거리는 꽃잎 때문일까
제 안의 그늘이 수직으로 뻗으면
꽃물 든 추억 하나 꺼내보는 게 유일한 바깥
지친 마디마다 지난 계절의 흔적은
오묘한 빛으로 걸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