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토
그 먼 곳에도 모란은 필까
쓰리고에 피박을 썼어도 마지막은 고였다
자뻑 한 번 안 하고도 판을 엎다니
죽기 전에 광은 팔았어야 했다
사실대로 말했다간 또다시 흩어질 고,
바닥을 내리치던 손톱 밑 굳은살이
담요를 홱 채가며 흑싸리를 내리꽂기까지
숨 한 번 돌릴 틈 없었다
다시는 안 본다, 등 돌리고 패를 떼도
며칠만 지나면 모란,
그 먼 곳에도 모란은 필까
달궈진 화구에서 본래의 원소로
돌아온 시간은 80분
키 작은 소나무 아래 한 뼘 구덩이
귀를 연다
저마다 꺼낸 그림 사이로 헛기침이 스치고
사흘 밤낮으로 원망만 쏟던 노인이
철퍼덕 앉는다
앙상한 어깨가 들썩인다
"우리 매형 심심해서 어쩐다요
잃는다고 화투판 엎으면
누가 친구나 해줄까이
조금만 기다리고 계시쇼
우리도 곧 갈끈께"
길 떠나기 딱 좋은 9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