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행과 연 사이에 머무는 마음
318편 · 4 / 16쪽
시·
사랑이니까
詩의 뜰-1
사랑하는 사람은 혹한이 없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그럼에도 사랑할 수 있는 온기를 발견하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미워하는 사람은 햇살이 없어서 미워하는 것이 아니고…
디카시·
너의 의지로 세상은 열리고
메마른 자리에 태어나 위를 향해 끊임없이 넝쿨지더니 기어이 푸른 이슬을 떨구는구나 덕분에 가난한 풀잎이 다시 목을 축이고 일어선다
시·
시린 강변에 서서
후두득 스쳐간 계절 앞에서 홀연히 멈춰 선 내 오랜 친구 피고 지는 것은 포개진 것이었구나 시름 떠난 찰나의 햇살에서 온기 멈춘 세월의 그늘에서 얼음 속에 꽁꽁…
시·
고향에서 올라온 맛
군불 땐 부뚜막 가마솥 증기가 결빙의 마음을 녹인 맛 고향 바다가 통째로 다가와 내 처진 어깨를 다독인 맛 책가방 속에 스며든 향수가 폴폴 밖으로 나와 반긴 맛…
시·
도단집 추억
동백나무 숲 안쪽 늙은 도단집 주인이 하늘나라로 주소지를 옮긴 후 배를 타는 남자와 육지에서 시집온 여자가 알콩달콩 둥지를 틀고 있었다. 평소에는 도단집이 품이…
시·
노을예감
저 홀로 저무는 쓸쓸한 에움길에 무표정한 얼굴로 서성이는 긴 그림자 서산에 물들 찬란한 시절은 어디 두고 검은 세포에 전위된 구름과 포개질까 친구야, 주홍으로 번…
시··사진 3장
보돌바다와 석양
금사로 엮은 저 촘촘한 그물 망이 건진 건 무엇이길래 저리도 예민하게 흔들릴까 안으로 스며드는 빛이 너무 강렬하고 달콤해서 그가 남긴 온기가 식어갈 때 수 없이…
시·
제트기를 이긴 날
일곱 살 때, 아홉 살 오빠랑 할머니 산밭에서 어른들이 캔 고구마를 들고 소나무 산길과 비탈진 언덕을 스쳐 반달 모양의 돌담을 휘어 돌았습니다 그리고 새랍에 막…
시··사진 3장
변하지 않는 습성
며칠 전, 밖에서 식사를 하다가 뿌리칠 수 없는 식탐에 구속되어 소화를 시킬 겸 개화산 둘레길까지 걷게 되었습니다. 그 곳으로 갈 때마다 길에게 약속을 합니다.…
디카시·
숭고한 희생
내 한 몸 다 바쳐 빛나게 하리
디카시·
돌아보면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았을 때 그대는 내 온기로 길을 찾았다고 했지요 나는 그대의 존재로 생명을 얻었습니다
디카시·
기적
디카詩-2
너를 위해 올려놓은 돌멩이 하나 가슴에서 빠져나간 바윗덩어리
디카시·
해바라기의 고독
오롯이 당신을 바라보는 동안 내 안의 슬픔은 너무 땡볕이어서 순정으로 얼룩진 시선을 멈추기로 했어요 당신이 짐작하는 뒷모습이 비수라 해도 오랜 날 한 자리에 흘린…
시·
가던 길을 멈춘 까닭은
질 좋은 갯벌은 항상 태초의 순수만이 결정할 수 있었지 목마른 조금*을 견디는 것도 짜디짠 인정을 걸러내는 것도 어쩌면 친절에 염장된 시간을 외면하지 않았기 때문…
시··사진 3장
남천의 고백
문득 고개 들어 하늘을 보았던 것은 섣부른 그늘에 공연히 마음 졸이며 살지 않겠다는 의지 때문이었습니다. 내 좋은 사람의 뒷모습을 보았을 때 그렇게 보낼 수밖에…
시··사진 3장
남천이야기
남천의 고백
문득 고개 들어 하늘을 보았던 것은 섣부른 그늘에 공연히 마음 졸이며 살지 않겠다는 의지 때문이었습니다. 내 좋은 사람의 뒷모습을 보았을 때 그렇게 보낼 수밖에…
시·
바이러스
바이러스 다시는 접속할 수 없을 것처럼 나는 오늘도 당신을 클릭합니다 보고 싶다는 말 고마웠다는 말 차고 넘친 흔한 말 삭제하고 당신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진심…
시·
잃어버린 날개
콜라병이 열리는 순간 각혈을 한다 날마다 팽창하던 푸른 혈기, 근육질 거품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물리면 흉터가 깊어진다는 이빨이 부드러운 먹이를 기다리고 있다며…
시·
층계를 오르며 (시)
어느 순간 푹 꺼진 날 있었지 오르막은 너무 땡볕이어서 땡볕에 베이는 고통을 밀착해야 했어 착잡한 심정을 은유로 숨길 수 없어 한나절 방류해도 흐를 줄 모른 스토…
시··사진 9장
꽃무릇(포토에세이)
우리의 약속이 시들지 않았다면 한 번은 보고 싶습니다 하늘빛 밀어가 꺾이지 않았다면 한 번은 만나고 싶습니다 기다림이 쌓이고 쌓이면 사랑은 서러운 진물로 웃자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