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행과 연 사이에 머무는 마음
318편 · 6 / 16쪽
시·
부두의 마음처럼
나는 떠나는 것을 서러워하지 않으리 아직 썰물을 받아들일 순 없지만 언젠가는 조금씩 밀려가는 물결이고 싶네 어느 날 서녘 하늘 노을빛 와닿으면 녹슨 닻의 오랜 염…
시·
백지의 향방
괜찮은 줄 알았는데 가슴에선 진물이 흐릅니다 써 내려간 지면의 끝이 고작 만질 수 없는 얼굴이라면 기다림을 잘못 안 까닭입니다 오랜 세월 형벌 같은 단절을 의연하…
시··사진 6장
풀리지 않는 진실(시)
비 오는 밤이면 흩어진 몸을 찾으려는 유령들이 울음을 앞세우고 뭍으로 밀려 나온다고 했다. 조약돌이 동그랗게 마모된 것도 노송이 조각조각 부서진 것도 미처 짐을…
시·
노을
다시 오지 않을 날들이 저물고 있습니다. 아쉬울 일도 서러울 일도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대에게 전하지 못한 그 한마디 서산에 걸려 자꾸만 돌아봅니다. 이럴 줄 알…
시··사진 7장
이야포 이야기
풀리지 않는 진실 이종희 비 오는 밤이면 흩어진 몸을 찾으려는 유령들이 울음을 앞세우고 뭍으로 밀려 나온다고 했다. 조약돌이 동그랗게 마모된 것도 노송이 조각조각…
시·
고백
옳다고 생각했던 많은 날들을 어떻게 두고 홀연히 가셨는지요. 짙은 슬픔이 목젖까지 차올라도 나는 보이는 밖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내가 느끼는 것만 전부인 줄 알…
시·
패선(敗船)(시)
숨 멈춘 배 한 척 파도와 한 몸으로 흔들린다 소금기 어린 침묵이 남은 이의 가슴을 철썩이고 하얗게 놀란 바다는 마음 추슬러 한 줌 생을 더듬는다 출렁출렁 이제…
시·
잠시 숨을 고르며(시)
온 장터의 결집을 이끌던 축구가 막을 내리면 방부제에 속박된 진영은 다시 고개를 든다 원산지가 다른 품종이 진열된 가게는 기우뚱한 달팽이관을 의식하지 못한 지 오…
시··사진 10장
잊지 않으셨군요(포토에세이)
어젯밤 꿈속에서 송이송이 망울지던 그대를 보았습니다. 그만하면 될 것을, 우리는 어쩌다 백설을 찾느라 그리도 애태우며 살아갈까요. 두고 가신 그 방에는 아직도 계…
시·
갈바람통
바람은 그저 왔다가 흩어질 뿐 (갈바람통) 이종희 가야 할 길을 잃어서가 아니다. 가고 싶은 길이 없어서가 아니다. 흔들리며 파랑과 마주하는 건 젖은 내가 젖은…
시·
바람은 그저 왔다가 흩어질 뿐(시)
가야 할 길을 잃어서가 아니다. 가고 싶은 길이 없어서가 아니다. 흔들리며 파랑과 마주하는 건 젖은 내가 젖은 나를 견뎌내는 일, 무심에 베인 다정이 있다는 걸…
시··사진 9장
지워진 자리(포토에세이)
살아온 날들이 흩어집니다 예정된 일이지만 지는 순서는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대도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나고 없습니다 사랑한다고 고마웠다고 전하지…
시·
옷깃을 여미며(시)
얼마나 더 오래 멈추어야 만날 수 있을까 가슴속 붉은 안쪽에서 떠오른 옹심이는 세상 어디에도 겨울이 끊기질 않아 말랑한 동그라미로 퍼지고 있었네. 영하의 입구에서…
시·
겨울나무(시)
텅 빈 풍경 사이로 떨어지지 못한 잎들이 참 곱다. 며칠째 진지를 구축한 동장군의 입김은 가벼운 농담마저 경직을 몰고 오는데 무슨 까닭에 저들의 저항은 저리도 단…
시··사진 4장
미련을 지우며(시)
비 오는 거리를 걷다가 멈춘다. 왕성한 푸름에 갇히던 날들과 저버린 잎새 사이 돋아난 자연의 조화가 무언의 약속으로 바통 받기를 하는 동안 누군가는 달콤한 목소리…
시··사진 5장
미련을 지우며
비 오는 거리를 걷다가 멈춘다. 왕성한 푸름에 갇히던 날들과 저버린 잎새 사이 돋아난 자연의 조화가 무언의 약속으로 바통 받기를 하는 동안 누군가는 달콤한 목소리…
시·
서고지(시)
서고지 (1) 오래전 집으로 돌아가는 여객선에서 서고지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떤 날은 노을 한 잔에 온 섬이 주홍으로 번져있고 어떤 날은 칡잎이 산을 향해 허연…
시·
나무의 환지통
詩의 뜰-6
환지통 -이종희 해진 밑둥치의 기억을 꺼내본다면 찰나의 여백마저 떨굴 수 없었던 너의 투명한 가슴에 접속할 수 있을까 생의 절반이 너에게 끊긴 후 불현듯 환해지던…
시·
솔개가 다시 고개 든 까닭은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던 오해는 어디로 날아간 것일까 정체된 무심을 쪼아대며 서열을 탓할 때부터 우애는 등을 돌린 채 허공을 가르고 있었는지 모른다 나무에서 하늘로…
시·
늦가을 이야기
홍시의 늦가을 이야기 이종희 허공에 매달려 아무리 바둥거려도 세상의 장대에 구속될 운명인 걸 알고 있어요 당신의 고백은 늘 달콤해서 서러운 진물이 흘러내리죠 단…